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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의 '설악산 풍경' 애틀랜타 온다

내년 4~10월 5개월간 미국 첫 전시 총 70여점 계절별로 나눠 전시할 듯   ‘설악산의 화가’라고 불리는 한국의 유명 원로화가 김종학(87)의 미국 첫 전시회가 조지아주 애틀랜타 하이 뮤지엄에서 내년 4월부터 약 5개월간 개최된다.   하이 뮤지엄 측은 25일 미술관에서 김종학 화가의 전시회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전시회를 이끈 마이클 룩스 하이뮤지엄 현대미술 수석 큐레이터는 이날 “한 사람에 대한 전시회이지만, 한 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이기도 하다”라고 소개했다.   룩스 큐레이터는 지난 몇 년간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하며 한국 미술계의 지인들로부터 김종학 화가의 작품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종학의 작품에서 강렬함과 가슴 저미는 감정을 느꼈다며 “한국 현대미술계에 색다른 내러티브를 제공한다. 그의 작품이 미국에서 많이 안 알려진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룩스 큐레이터는 김종학 화가의 커리어를 설명하며 특히 이번 전시회의 제목인 ‘설악산’을 강조했다. 그는 화가가 설악산과 물리적, 정신적, 감정적으로 깊이 교감하며 그의 세대가 겪은 식민지배, 한국전쟁, 경제위기 등의 집단적 기억을 작품에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룩스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지난해 봄 한국을 방문해 김종학 화백을 직접 만났으며, 한국 문화에 대해 조사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BTS의 RM이 김종학 화백의 큰 팬이라고 들었다. 한국의 젊은 층은 조선시대의 전통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전시회에 총 70여점의 작품이 준비됐는데, 대부분은 김 화백의 부산 스튜디오와 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들이지만, 일부는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박물관 등에서 대여한다. 전시회 카탈로그는 한국어와 영어로 만들며, “계절별로 작품을 나눠 전시할 예정”이라고 룩스 큐레이터는 덧붙였다.   김 화백의 작품은 크기가 다양한데, 이번에 애틀랜타 전시에서 가로 8m 길이의 대작 팬더모니움부터 다양한 버전의 설악산 풍경 그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또 김종학 화가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그려온 스케치, 최근에 한지 위에 그린 식물학 연구도 전시되며, 화가가 직접 수집한 전통 자수 물품과 원앙오리 목조품 등도 전시되어 그가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도 엿볼 수 있다.   같은 우드러프 아트센터 산하에 있는 애틀랜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이사로서 김종학 화가 전시회를 먼저 알게 되었다는 박선근 한미우호협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차세대 한인들이 애틀랜타에서 김종학 화백의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전시회를 아시안 커뮤니티에 홍보하는 것을 우리 협회에서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미드타운에 있는 하이 뮤지엄은 광범위한 19~20세기 미국 미술 작품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미술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윤지아 기자미국 애틀랜타 전시회 카탈로그 애틀랜타 전시 이번 전시회

2024-11-25

“체스터 장 컬렉션은 보물없는 보물 전시”

지난 6월 막을 내린 LA카운티미술관(LACMA) ‘한국의 보물들’ 전시회의 일부 작품이 위작이라는 의혹에 대해 한국 미술계가 입을 열었다. 전시품을 기증한 체스터 장 박사는 현재 작품 수집 경로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다. 〈본지 10월 17일자 A-1면〉 한 개입 수집가가 작품 거래 과정에서 장 박사가 작품을 강압적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거래자는 장 박사가 거래 중 ‘장물’이나 ‘위작’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LACMA에 작품을 전시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동국(사진) 경기도 박물관장은 본지가 지난 7월 보도한 LACMA의 위작 논란 부인 기사〈본지 7월 9일자 A-3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관장은 지난 6월 26일 LACMA가 제기된 위작 논란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한 인물 중 한 명이다.       LACMA 측이 수년간 과학적 연구를 마쳤다는 입장에 대해 이 관장은 “과학 감정은 작품 감정의 한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에 하나 과학 감정이 진품으로 판정되더라도, 안목 감정과 프로비넌스(작가의 작업실에서 지금의 소장자에 이르기까지의 작품 이력을 추적하는 것)가 완벽히 일치해야 진품으로 확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번 전시회에 공개된 대부분의 작품 수준이 C급, D급”이라며 “보물 전시회라고 하지만 보물급 작품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장은 “LACMA가 추가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연구는 한국과의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라며, “한국 고미술계에서는 이미 체스터 장 컬렉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LACMA 측이 논란이 된 전시회의 도록(catalogue) 발간 계획이 없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 관장은 “지난 6월 연구 토론회에서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은 원래 발간하려 했던 도록을 발간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반 관장은 더 많은 연구 후 도록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장은 미술 전문지 ‘아트인컬처’ 8월호 칼럼에서 전시 큐레이터이자 LACMA 중국 및 동아시아 미술부장인 스티븐 리틀의 기획 방식도 비판했다. 그는 “리틀이 과학 감정을 맹신하고 한국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한 채 독선적으로 전시회를 열었기 때문에 위작 논란이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장은 리틀이 과학 감정을 통해 작품이 진품임을 주장하더라도 이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위작 논란 작품 중 박수근의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를 예로 들며 과학 감정 결과 진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작품 속 인물들의 위치와 모습이 제목과 맞지 않으며 박수근의 기존 대표작들과도 구도가 다르다는 점을 태현선 큐레이터(리움미술관)와 홍선표 교수(이화여대)가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보물과는 관련이 없는 수석 2점과 중국 청나라 시대 벼루와 먹이 전시된 것을 두고, 이 관장은 중국 미술 전문가인 리틀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비판했다.   이 관장은 ‘보물’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한 전시회가 한국 미술의 가치에 대한 ‘무지(無知)와 무시(無視)’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위작 논란이 LACMA를 비롯한 서구 미술계에서 여전히 한국 미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한국이 한국 미술의 본질을 서구에 제대로 알리고,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방식과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LACMA 위작 논란 작품, 수집 경로<체스터 장 박사> 의혹 제기 김경준 기자보물 체스터 한국 미술계 작품 감정 이번 전시회

2024-10-20

[알림] ‘함께한 50년, 함께할 50년’ 전시회

  미주중앙일보 창간 50주년을 맞아 한인 건축사무소 앤드모어파트너스(공동대표 션 모·강혜기)와 본지 공동주최로 ‘함께한 50년, 함께할 50년’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LA 한인타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타운 전 지역의 고유한 색과 멋을 살리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또한 한인타운 거리별 특성을 분석해 과거 50년의 발전상을 돌아보고 향후 50년의 방향성을 제시하게 됩니다.   특히 앤드모어파트너스측은 전시회에서 윌셔 불러바드 선상에 있는 LA총영사관, 북창동순두부, 윌셔 잔디광장 등 3개 부지에 타운의 랜드마크가 될 건물 디자인을 제안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한인타운 인근 EK 아트갤러리(1125 Crenshaw Blvd)에서 4일부터 9일까지 엿새동안 개최됩니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3일에는 전야제도 열립니다. 전야제 행사는 초청자로 한정하며 초청자 외 참석 희망자는 별도로 신청을 해야 합니다.   한인타운의 과거를 돌아보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이번 전시회에 한인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문의:(213) 368-3723/이메일([email protected])  알림 전시회 아트갤러리 이번 전시회 한인타운 거리별 한인타운 인근

2024-10-02

발달장애인 미술작품 부에나파크 시청 전시

한미특수교육센터(이하 센터, 소장 로사 장)가 부에나파크 시의 초청으로 시청 시의회장에서 발달장애인들의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센터 측은 지난 5일 발달장애인 미술대회인 연례 드림아트 콘테스트의 올해 수상작 전시회를 시작하고 개막식, 리셉션도 가졌다. 내달 2일까지 열릴 전시회에선 총 24명의 우수상, 가작 작품과 초청 작가 3명의 작품이 선을 보인다.     이날 행사엔 부에나파크 시의 수전 소네 시장과 조이스 안 부시장, 류민호 커미셔너를 비롯한 시 관계자, 드림아트 콘테스트 수상자와 가족, 커뮤니티 파트너 등이 참석했다.   소네 시장은 “발달장애인의 재능을 발굴하고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는 한미특수교육센터의 노력에 감사한다. 특히 이렇게 멋진 미술대회를 해마다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커뮤니티에 선보여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있는 로사 장 소장과 센터 스태프에게 부에나파크 시를 대표해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부에나파크 시청에서 전시회를 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림아트 콘테스트가 발달장애인만의 행사가 아니라 커뮤니티 차원에서 함께 작품을 감상하고 축하하는 이벤트로 발전하고 있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발달장애인들의 미술 작품은 월요일부터 목요일 사이에 예약 후 감상할 수 있다. 관람 신청은 시청(714-562-3868)에 하면 된다.   장 소장은 센터를 후원해온 오픈뱅크 측이 내년 공식 달력 디자인을 드림아트 콘테스트 수상작들로 제작하기로 했다며 “발달장애 화가들의 재능이 더욱 많은 이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센터 측은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이 내달 7일부터 25일까지 LA카운티의 초청으로 LA시청에서 열릴 LA카운티 디스어빌리티 페어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상환 기자발달장애인 미술작품 발달장애인 미술작품 시청 전시 이번 전시회

2024-09-09

‘미협 60주년 기념’ 원로·중견·신인 작가 모였다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회장 전미영)가 설립 60주년을 맞이했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와 공동으로 11일부터 2주 동안 문화원에서 60주년을 기념하는 ‘제55회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 정기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Ruminate 60 Years(회갑)’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협회 소속 회원 71명이 평면화부터 3D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참여 작가는 강영일, 고경호, 김경애, 김성일, 김소문, 김연숙, 김영식, 김원실, 김연희, 김인철, 김종성, 송문영, 김진실, 김천애, 김운옥, 김다니, 김민주, 김 피비, 나모나, 남궁경, 문두현, 박다애, 박병웅, 박정근, 박혜숙, 박권주경, 박미경, 박미연, 배예리, 배정연, 백혜란, 서진호, 성수환, 신정연, 심혜경, 양민숙, 양승성, 미셸 오, 유기자, 윤영은, 윤태자, 이미정, 이부남, 이 사베리아, 이상훈, 이승규, 이정미, 이종남, 이진희, 이혜숙, 이현진, 임혜경, 장 제인, 장인경, 장정자, 전미영, 전종무, 정선화, 정은실, 정인옥, 조민, 조분연, 조현숙, 주선희, 지영란, 최성호, 최윤정, 홍선애, 홍정화, 황수잔, 황영아 등이다.     전미영 남가주한인미술가협 회장은 “1964년 창립해 올해 60주년 환갑을 맞이하게 되었다”며 “원로 작가, 중견 작가, 신인 작가가 함께 어우러져 스펙트럼이 넓은 다양한 미술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64년 한인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 미술교육 발전이란 목적으로 설립된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는 6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끊임없는 노력과 헌신으로 한인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왔다. 정기 전시회뿐 아니라 타민족과의 교류와 화합을 위한 그룹전, 차세대 젊은 작가 발굴을 위한 대학 공모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주 한인 작가들의 작품 활동과 전시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정상원 문화원장은 “남가주에서 끊임없이 창작 활동을 이어온 한인 미술가들의 열정과 노력을 담은 전시회”라며 “관객들이 한국인의 섬세한 감성과 예술적 표현 방식을 경험하고, 남가주 미술의 뿌리 깊은 전통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과정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55회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 정기전’은 26일까지 열린다. 11일 오후 6~8시 LA한국문화원 2층 아트 갤러리에서 개막식을 개최한다.   ▶주소:5505 Wilshire Blvd. LA   ▶문의:(323)936-3014 이은영 기자원로 중견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 정기 정기전소속 회원 이번 전시회

2024-07-07

김윤정 교수 큐레이팅 작품 SDCC<샌디에이고 시티칼리지>서 내달 15일까지 전시

샌디에이고 시티칼리지의 김윤정 교수가 큐레이팅한 'Art for Art Sake' 전시회가 다운타운에 위치한 이 대학 갤러리에서 지난 15일 개막됐다.   이 전시회에는 LA에서 활동하는 정동현 작가가 4명의 전시작가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정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한지를 여러 겹 붙이고 밀어내는 과정을 반복하여 드러나는 독특하고 세련된 추상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김윤정 교수는 이번 전시회의 기획의도에 대해 "이번 전시회는 소셜 코멘터리가 크게 부각되지 않으면서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순수예술 작가들 4명을 선정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하고 정동현 작가의 작품에 대해 "언뜻 보기엔 우드 캔버스에 아크릴릭을 사용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붓이나 물감을 쓰지 않고 다양한 색 한지를 콜라쥬한 다음 전기 툴을 이용해서 과감리 텍스처를 낸 후 또 다시 한지를 붙이는 작업을 반복해 페인팅하는 기법이 상당히 독특하다. 격이 높은 추상화의 자유로움이 매우 신선하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회는 3월14일까지 열릴 예정이고, 갤리리 오픈 시간은 화~목요일 오후 12시~오후4시까지다.     ▶장소:시티 갤러리 (1508 C Street, SD CA 92101) 글·사진=서정원 기자샌디에이고 시티칼리지 샌디에이고 시티칼리지 김윤정 교수 이번 전시회

2024-02-23

"고미술서 현대 회화까지…35점 최초 공개"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오는 25일부터 공개하는 체스터 장 박사의 기증품 ‘한국의 보물들’ 전시회에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의 거장들이 그린 한국전쟁 전후의 모습과 북한의 풍경화까지 한국에서도 보기 드문 작품들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20일 LACMA가 본지를 단독으로 초청해 공개한 전시회에서는 고려 시대 제작된 물병, 조선 시대 왕실에 주로 있던 16면체 꽃병, 불화 등 희귀 작품들이 전시된다. 또한 왕실 도화서 소속 화원이었던 이형록의 낙인이 찍힌 책거리,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 금강산과 한반도를 닮은 빼어난 수석까지 망라되어 있다.   이번 전시회를 직접 기획한 스티븐 리틀 큐레이터이자 아시아(중국·한국·동남아, 남아시아) 미술관장은 “이번 전시회에는 체스터 장 박사의 1차 기증품 중 최고의 작품들을 선별해 전시했다”며 “관람객들이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까지 골고루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리틀 관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전시회에 나온 작품들의 기준은.   “처음으로 한인 커뮤니티와 남가주에 공개하는 전시회인 만큼 체스터 장 박사의 1차 기증품 중 최고의 작품 35점을 골랐다. 거의 모든 작품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라 한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붓과 먹을 사용한 전통 한국화부터 유화, 도자기, 병풍, 수석까지 다양하게 전시했다. 관람객들에게 마치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고 싶었다. 한 분야의 작품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전시되면 처음 보는 이들은 아무런 감흥이 생기지 않게 된다. 또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한국 작품들을 감상한 관람객들이 다음 코스(전시회)를 기다리는 설렘을 가졌으면 한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은 언제 기증받은 것인가.   “지난 2021년 10월 체스터 장 박사가 기증 의사를 밝힌 후 처음 받은 130여점 중에서 고른 것이다. LACMA는 해마다 접수할 수 있는 기증품 수가 제한돼 있다. 특히 수장고 공간이 굉장히 협소해 한꺼번에 보관할 수 없는 상태다. LACMA에서 받은 장 박사 부자의 컬렉션은 미술관 역사상 가장 큰 한국 미술품 기증이다. 이 때문에 매년 장 박사의 기증품을 제한적으로 접수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기증품에 대한 목록은 모두 완료됐으며 이는 곧 도록으로 발간될 것이다. 도록은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할 예정이다. 추후 기금모금 등을 통해 충분한 예산이 확보된다면 책으로도 발간될 것이다.”   -아직도 작품 기증 절차가 진행되고 있나.   “그렇다. 앞서 설명했듯이 수장고 공간이 협소한데 이를 보관할 장소를 빌리는 비용도 비싸 쉽지 않다. 하지만 새 건물이 완공되면 이러한 고민은 없어질 것이다. 또 이번에 전시 작품 중 일부는 전시회가 끝난 후 복원절차를 위해 한국에 보내질 것이다. 또한 일부 작품은 당시 사용했던 캠퍼스나 물감 원료 등을 조사하는 작업도 진행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LACMA 새 미술관이 완공되면 또 다른 체스터 장 컬렉션 전시회를 기획해 진행할 것이다. 이 외에도 LACMA의 버지니아 문 큐레이터가 준비하는 모던 디자인을 보여주는 특별전도 기획하고 있다. 기대해달라.” (LACMA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나 정식 개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에 전할 메시지는.   “LA에 거주하는 모든 한인이 꼭 방문해서 보길 바란다. 1세들에게는 모국의 그리움을, 2~3세들에게는 한국 고유의 예술과 문화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제대로 모르는 남가주 주민들과 전 세계에서LACMA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도 한국의 아름다움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LACMA 주소: 5905 Wilshire Blvd. Los Angeles, CA 90036     ▶체스터 장 박사는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의 올드타이머이자 사회공헌 활동가로, 지난 2021년 10월 본인과 아들 캐머런 장 박사(전문의)가 소장한 1000여점의 한국 고미술품을 LACMA에 기증했다. 〈본지 2021년 10월 14일자 A-1면〉 LACMA는 그 후 지금까지 장 박사의 자택에 보관됐던 기증품들을 수장고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장연화 기자고미술 회화 한국 미술품 한국 작품들 이번 전시회

2024-02-20

사진 예술의 ‘새로운 시각을 찾다’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페이스 A 갤러리에서 사진 예술의 새로운 차원을 추구하는 특별한 사진 전시회가 열린다.     ‘새로운 시각을 찾다(Finding New Perspective)’라는 주제로 다음 달 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주도적 해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참여 작가는 김경원, 김명실, 이종남, 장인경, 루이스 이버스, 마카 번스 등 6명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페이스 A 갤러리 지현 관장이 지난 20일 세상을 떠나면서 ‘새로운 시각을 찾다’ 전시회는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와 함께 사진에 대한 그의 예술관을 확인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다. 그는 “사진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매체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진작가의 주관적인 해석과 표현이 강조되면서 현실을 재현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며 전시 기획을 밝혔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고인은 이러한 사진의 변화를 반영해 보여지는 피사체를 사진기를 통해 그대로 옮겨내기보다 결과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작가의 주도적이고 예술적인 해석에 주목하고 표현 방법과 공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작가의 내면과 맞닥뜨리는 피사체의 심미적 교감에 주안점을 두고자 했다. 또한 사진작가의 주관적인 해석과 표현을 강조하고 사진과 결합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작가의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의 시각이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개관 시간은 화요일~토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주소: 1458 S. San Pedro St., #320, LA   ▶문의: (714)757-8061 이은영 기자예술 시각 사진 예술 이번 전시회 사진 전시회

2023-10-29

한국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 개막

한국채색화 특별전인 '생의 찬미(Korea in Color)' 전시회가 발보아 파크 내 샌디에이고 미술관 (SDMA)에서 개막됐다.   지난 26일 오프닝 행사와 함께 성대하게 막을 올린 이 전시회는 지난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려 한국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동명의 전시회를 해외 관람객들을 위해 재구성했다.     SDMA의 5개 전시 공간에 총  50여 작품(참여작가 총 34명)이 전시된 이번 특별전은 한국인의 삶에서 독특한 역할을 담당해 온 19세기 초 ~20세기 초의 전통 채색화 작품을 비롯한 오늘날 동시대 작가들이 이를 재해석한 작품들로 꾸며졌다.   지역 문화계 리더들과 미술 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화려하게 개막된 이번 전시회는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LA한국문화원과 국립현대미술관 해외문화홍보원 및 SDMA가 지난 1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협업한 결과물이다.   정상원 LA한국문화원장은 "한미동맹 70주년과 미주 한인이민 120주년을 맞아 미주 지역에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더하고 교류를 넓힐 기회를 도모하고자 마련된 전시회"라며 "SDMA가 이번 전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고 지난 1년 동안 양국 관계자들은 공전의 협업을 이뤘다. 개막과 동시에 평소 미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개성 있는 한국 색채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벌써 반응이 뜨겁다 "고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이성희 홍보과장은 "회화부터 판화 영상 설치까지 다채로운 매체는 물론 대형화 현대화된 작품들로 인해 전시 분위기가 매우 역동적이라는 평가"라며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삶과 밀착해 일상의 복을 빌고 액운을 떨치기 위해 혹은 학문과 교훈을 전하고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자연을 감상하는데 사용됐던 채색화의 '역할'을 이해하고 오늘날의 작가들이 어떻게 적용했는가 살펴보는 것도 좋은 감상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오프닝 행사에서는 김영완 LA총영사와 록사나 발라즈케스 SDMA 관장 등도 참석해  전시회의 개막을 축하했다. 김 총영사는 "오랜 동맹국인 한미 양국이 서로의 문화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도모하는 우정의 상징이 되는 전시회"라며 "이를 통해 한국 미술이 세계에 더욱 알려지는 계기가 되며 샌디에이고로서도 문화의 다양성을 한층 증진시키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했다.       또 발라스케스 관장은 "미술의 소통 요소로서의 한국의 색채를 과감하게 내세운 전시회가 전미 최초로 개최됐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예술에 대한 깊은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놀라운 전문가 정신을 발휘해 준 관계자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관람을 마친 소라이다 페인씨는 "다양한 색을 이용한 작품들이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고 전달력이 강하다. 또 작품에 담긴 한국의 전통과 숨은 이야기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늘(28일)부터 내년 3월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SDMA입장권을 구입한 후 관람이 가능하다.   ▶문의 : https://www.sdmart.org/ (323)936-3014 (LA문화원 태미 조 담당) 글·사진=서정원 기자한국채색화 특별전 국립현대미술관 해외문화홍보원 정상원 la한국문화원장 이번 전시회

2023-10-27

현대 도예 흐름 한눈에…풀러턴 머켄탈러 문화센터

  미국 현대 도예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그룹전이 풀러턴 머켄탈러 문화센터(1201 W. Malvern Ave)에서 열리고 있다.   ‘제너레이션 오브 클레이(Generations of Clay)’란 주제로 마련된 전시회는 지난달 3일 개막했으며,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전시회에선 ‘흙의 피카소’라고 불리는 피터 볼커스(1924~2002)를 비롯, 작고한 4명을 포함한 남가주 작가 18명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 중엔 김영신씨(작은 사진)가 한인으로선 유일하게 포함됐다.   볼커스는 1950년대 서부 해안 지역 흙의 혁명(West Coast Clay Movement)을 주도한 인물로 미국 현대 도예의 대부로 통하는 세계적 거장이다. 많은 미 서부 지역 현대 도예가가 흙의 혁명 영향을 받아 실용 기물 도자기에서 벗어나 흙을 순수 예술의 매개체로 삼게 됐다.   흙의 혁명으로 인해 추상표현주의가 대세를 이룬 1980, 1990년대에 4개 대학교에서 도자기 수업을 받았다는 김 작가는 “당시 은사 제리 로스먼, 빈센트 수에즈, 패트릭 크랩도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오는 15일(금) 오후 6~8시 문화센터에서 ‘관람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김 작가는 “한국 전통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새롭게 해석하게 된 과정, 특히 분청사기에서 받은 영향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회 출품작들은 내년 열릴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와 연계, 한국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 시간은 주중 오전 10시~오후 5시다. 입장료는 5달러다. 문의는 전화(714-738-6595)로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현대 도예 현대 도예 이번 전시회 혁명 영향

2023-09-08

[수필]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기

한국에 와서 좋은 것 중 하나는 문화생활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더위와 세찬 장맛비가 번갈아 이어지는 7월 중순의 어느 날이었다. 우울함을 달래려고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을 열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이왕 간 김에 상설관까지 둘러보느라고 온종일 박물관에서 보냈다.     특별관에서는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활동한 작가의 작품 52점을 전시하고 있다.  영국 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품들이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인상주의까지 유럽 회화의 흐름을 살필 수 있었다. 이번 전시 명은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이다. 미술의 주제가 신화 속 신으로부터 사람을 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렘브란트, 라파엘로, 티치아노, 반다이크,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고야, 르누아르, 고갱, 반고흐, 마네, 모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서양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직접 보며 그들의 숨결이 느껴졌다. 더구나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전쟁 중 작품을 지키기 위해 굴속에 숨기기도 했다는 사연에 더욱 귀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전시된 작품들 가운데 ‘도마뱀에 물린 소년’은 카라바조의 작품이다. 그는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얼마 전 무료해서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우연히 ‘Arte’라는 방송에서 그에 대한 특집방송을 보게 됐다. 거기서 본 그림이라 더욱 반가웠다. 한 소년이 꽃병의 장미 쪽으로 손을 뻗다가 도마뱀에 물렸다. 깜짝 놀라는 극적인 순간의 심리를 잘 표현한 그림이다. 해설가는 “카라바조가 이 그림의 주제를 무엇으로 정하고 그렸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아름다운 사랑에 도사리고 있는 고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일 수도 있고, 그저 사실적이고 역동적인 감정표현을 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혹자는 “짧은 감각적 쾌락 뒤에 숨어 있는 예상치 못한 고통을 은유로 표현한 것이다. 소년의 귀에 꽂힌 장미와 꽃병의 꽃 역시 곧 시들어 사라질 덧없음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그래, 사랑은 짧고 아픈 거지!     이번 전시회 포스터는 ‘레드 보이’로 알려진 ‘찰스 윌리엄 램튼의 초상화’이다.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까지 유럽에서 최고의 초상화가였던 토머스 로렌스의 작품이다. 귀한 집 도련님 같은 하얗게 빛나는 얼굴과 눈빛으로 유명하다. 그림 속 소년의 나이는 예닐곱 살인데 열세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영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 처음으로 우표에 실린 그림이기도 하다. 빨간 옷 입은 소년이 너무 예뻐서 박물관 상품관에서 하나 사 왔다.     세시간 여나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들을 감상했다.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말라 2층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기운을 차린 후 그냥 집에 가고 싶었으나 언제 또 오겠나 싶어서 상설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기에는 한국의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유물 만여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유물이 다 귀하지만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두 점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시대 유물 중 최고 걸작이다.     ‘반가’란 의자에 앉아 오른발을 왼편 무릎에 얹은 자세를 말한다. 두 불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불교 문화재를 대표하는 수퍼 스타이기도 하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도 신라시대 유물전에서 이 반가사유상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해 전시회 알림 포스터의 표지모델로 등장시켰을 정도이다.   반가사유상은 현세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위해 상념에 잠긴 미륵보살이다. 왼쪽 무릎 위에 오른발을 얹고 오른쪽 손가락을 살짝 뺨에 댄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미소가 압권이다.  “모나리자를 울려버린 반가사유상의 미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붓으로 미소를 그렸지만 반가사유상의 제작자는 쇠로 미소를 만들었다” 등 세계의 조형미술가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 라고 인정한 조형물이다.  어떤 이는 위로 받고, 어떤 이는 평온을 느낀다는 그 미소는 어디서 왔을까?!     반가사유상은 단독 전시할 정도로 특별대접을 받는다. 전용 전시실인 ‘사유의 방’을 따로 마련하여 전시하고 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처럼 우리 박물관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함이다. 2021년 11월, 전시가 처음 시작되자마자 온 나라가 떠들썩할 정도로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전시된 유물도 훌륭하지만, 박물관 자체에도 큰 감동을 하였다. 지하철과 연결된 넓은 공원과 정자, 보신각 종이 있으며 건물 입구에는 식당, 카페, 편의점 등도 있다. 건물 안에는 특별전시관과 상설전시관, 어린이 박물관, 상품관, 푸드 코트, 카페도 있다. 전시실에는 잠시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온종일 있어도 아무런 불편 없이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일제강점기와 여러 사회적 격변기를 겪으며 일곱 번에 걸쳐 이사했던 수난의 역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름도 조금씩 바뀌고 장소도 창경궁, 덕수궁, 중앙청, 남산, 경복궁 등으로 옮겨 다녔다. 현재의 박물관은 2005년 10월, 주한 미군이 용산기지 골프장을 반환하여 조성한 용산가족공원에 신축 개관한 것이다. 세계에서 13번째로 큰 박물관리고 한다.  한국에 그렇게 훌륭한 박물관이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한 가지 에피소드로 초대 박물관장(덕수궁 시대)인 김재원 씨는 여학교 동기의 부친이다. 25년간 장기 재직하며 한국전쟁 당시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을 배에 실어 오키나와에 피신시켰다고 한다. 그 동창은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 덕에 그나마 지금 우리가 볼 수 있게 됐다”고. 이전에는 모두 일제강점기에 설립됐기 때문에 꽤 많은 유물이 일본인에 의해 반출됐다고 한다. 그 친구의 여동생인 김영나 전 서울대 교수는 11대 박물관장을 지내 부녀 관장으로 기록에 남았다.     관람객 중에는 연인, 친구,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간혹 우리 같은 노인도 있고 외국인들도 눈에 많이 보였다. 모두 여유로워 보였다. 매일 뉴스에서 악에 받친 사람들만 보다가 그런 모습이 신선했다, 아! 한국에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싶었다.     외국인들은 한국인이 잘 모르는 게 두 가지 있다고 한다.  ‘하나는 한국이 얼마나 잘사는지 모르고, 다른 하나는 자기들이 얼마나 위태로운 곳에서 사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누가 봐도 잘사는 나라이다.  그런데 왜 맨날 주먹을 불끈 쥐고 시위를 하는가? 이유가 있겠지만 공든 탑이 무너질까 걱정된다.     푹푹 찌는 장마철에 쾌적한 박물관에서 명화도 감상하고 한국의 국보와 유물도 관람하며 알차게 보냈다. 마음이 뿌듯한 하루였다. 배광자 / 수필가수필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기 이번 전시회 박물관 상품관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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